미래시민 엿보기 [시민교육 3]

#미래시민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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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key point

미국 유타주에서 시민교육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고등학교 졸업이 불가한 법안을 상정해 화제다. 이미 상원에서는 통과되었고 하원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큰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민교육을 필수 교과로 지정한 데 이어 고등학교 졸업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은 미국 내에서도 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심지어 합격은 50개 문제 중에 75% 이상을 맞추는 것이다. 이는 이민자들을 위한 시민교육 테스트의 합격점인 60점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이다. 고등학교 졸업을 위한 기준을 이렇게 높인 것은 좋은 시민을 양성해야 하는 책임을 공교육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동의에서 비롯되었다.

(출처:http://civicseducationinitiative.com/blog/)

미국 인구조사 기관 (the US Census)이 지난 1864년부터 2012년까지 연령대별 투표율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투표가 가능한 미국 나이 18세에서 24세까지의 투표율이 51%에서 38%까지 떨어졌고, 젊은 층의 투표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으며 그마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영국 역시 젊은 층(Youth people 만 18~24세)의 정치적 무관심은 심각한 문제다. 2009년 자료(Hansard Audit of Political Engagement, p50)에 의하면 전체 연령의 평균 투표 참여율이 53%인데 반해 해당 타깃의 투표율은 24%로 현저히 낮다.

국가의 ‘허리 세대’를 위한 시민교육

​이는 비단 미국과 영국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한국도 젊은 세대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는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시민교육이 학교교육으로 그친다면 이런 결과는 더 심화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시민교육의 주요한 목적 중 하나인 ‘정치적 문해력'은 ‘참여’라는 파트너를 만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회에서 언급한 ‘학교 안 교육’이 시민교육의 종착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교육 안에서의 공교육은 실전의 기회가 부족한 10대에게는 전반적인 개념학습과 적용점을 찾는 교육 위주가 될 것이다. 벨라 (Bellah Robert. University of California, 1985)는 학교에서의 시민교육은 말 그대로 습관으로 내재시키는 것(habits of the heart)이라고 하였다. 나를 존중하듯 남도 존중하는 것, 공익을 위한 스스로의 책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나와 다른 타인을 열린 마음으로 인정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 등 기본적인 소양 등을 장착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는 성인 그룹에서도 적용되려면 시민교육은 이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 보다 실질적이고 실무적이며 현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청년 시대를 넘어 결혼 육아를 경험하고 시니어 그룹에 편입하기 전의 ‘어른 세대’는 시민교육의 영향을 가장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세대이다. 즉 현실에서 ‘시민성’을 실질적으로 발현하는 시기의 세대라 하겠다. 남녀 경제활동 비율이 가장 높으며 정치적인 목소리를 여론으로 확대 생산할 수 있는 세대이다. 한 국가의 생산성을 감당하고 국가적 건설을 담당할 세대이다. 그래서 이 세대를 위한 국가적 시민교육은 현실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차원에서 지속되어야 한다.

이제 살펴보고자 하는 어른을 위한 시민교육은 그래서 보다 현실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어른을 위한 시민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개인들이 피해를 주지 않고 예의를 지키는 사회가 시민 사회(Civil Society)를 구현하는 것일까? 흔히 머릿속에 떠올리는 시민 사회의 그림은 무엇인가? 보는 사람이 없어도 거리의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 한 줄로 서서 화장실을 기다리는 것, 노인과 약자 등에게 자신이 마땅히 취할 수 있는 권리를 유보하고 양보하는 것, 상냥한 낯으로 타인을 대하고 불쾌함을 유발하는 행동을 삼가는 것… 이런 것들은 물론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진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의’가 시민 사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시민 사회는 정치, 경제 전반의 ‘공적인 영역’에 기반을 두고, 시민교육도 공적인 영역에 보다 초점을 맞춘다. 즉 우리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함께 잘 살아갈 것인가와 같은 공공의 선(the common good)을 위해 개인이나 공동체 모두 함께 그런 활동들에 참여하는 것, 이것이 시민 사회 실현을 위한 시민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라 하겠다. 동시에 시민교육은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시민교육이 시민의 자질만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이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평생교육 안에서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어른을 위한 시민교육은 많은 쟁점과 영역을 다룬다. 이번 회에서는 앞서 설명한 맥락에서 어른을 위한 시민교육을 ‘참여’와 ‘실행', 그리고 ‘배움’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보도록 하겠다.

Project Citizens

(출처:http://www.teachercc.org(좌),www.civiced.org(우))

미국의 시민교육센터 (the Center for Civic Education)에서 개발한 시민 프로젝트(Project Citizen)는 미국뿐 아니라 많은 아프리카지역 국가와 개발도상국에서 시행된 시민교육 프로그램이다. 실제 인도네시아에서 이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의 변화가 흥미롭다. 교육 후 설문에서 그들은 자신이 정부의 변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힘이 있는 존재임을 깨닫고 보다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정치적인 것이나 참여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단순히 교실에 앉아 강의를 듣고 배우는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안을 가지고 자신이 정책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 보고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등의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상정된 안건들 중 참여자들이 만장일치로 정한 현안 해결 방법을 직접 지역의 입법기관이나 관련 기간에 메일을 보낸다거나 현안 인지를 촉구하는 여러 접근들을 시도해 관련 기간의 답을 받아보는 과정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런 과정들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은 일부의 입법 결정자나 정치인이 아닌 시민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런 작은 깨달음이 ‘참여(Attendance)’로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시민교육가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치적 참여에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로 바로 자신이 갖는 정치적 힘을 너무 과소평가한다는 점에 있다고 말한다. 민주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사회의 주체는 한 권력에 집중하기보다는 사회 각각의 계층과 그룹들의 다양한 소리들이 된다. 이런 면에서 정치적 참여는 한 시민이 갖는 의무이자 권리가 되며 한 명 한 명의 참여가 이끌어 내는 사회적 변화의 힘은 막강하다.

시민 교육의 꽃, 실행 (Action)

어른들을 위한 ‘시민교육’의 또 다른 주안점은 실행(Action)이다. 시민교육 전문가 줄리엣 박사 (Juliet Merrifield, Department of Adult Education, St. Francis Xavier University)는 그녀의 리서치 자료 (Finding our lodestone again:democracy, the civil society and adult education, 27th Annual SCUTREA conference proceedings 1997)에서 올바른 시민성의 핵심에는 ‘실행’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연구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모아 1년 동안 시민교육을 진행하고 연구했다. 그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에게서 '좋은 시민'이란 '실행'하는 사람이다,라는 답을 얻었다. 실험에 참여한 한 사람은 ‘당신이 가만히 의자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좋은 시민이 아니’라고 말했고, 또 다른 참여자는 좋은 시민이 되는 중요한 열쇠는 바로 '이 세상을 보다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하는 일련의 노력들과 실행'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글쓴이 : 김수향 대표(네스트포넥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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