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 이야기] The Journey Is The Goal: 여정이 목표 그 자체

#미래교육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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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key point

The Journey Is The Goal: 목표는 여정 그 자체

네스트포넥스트 에바 소피아 마르윈스키 (Eva Sophia Marwinsky)

네스트포넥스트 에바 소피아 마르윈스키

독일의 평범한 공립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에게 제가 다니는 학교에 대해 얘기하면 “운 좋다!”, “진짜 엄청난 학교 같은데?” 등의 얘기를 했습니다. 공교육을 경험해 본적 없어서 친구들의 얘기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에게 학교는 언제나 좋은 곳이었고, 때로는 최고의 장소였지만 완벽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에게 교육과 학교 시스템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에서 교육의 의미는 무엇이고, 교육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완벽한 학교란 존재할 수 있는 걸까? 이러한 고민 끝에 나온 저의 생각들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유토피아 같은 학교 (The ‘utopian’ school)

독일 ESBZ 학교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저는 베를린의 ESBZ (Evangelische Schule Berlin Zentrum) 학교를 다니며 독일의 가장 혁신적인 교육시스템 중에 하나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우리 학교만의 새로운 시도들과 배움과 학습의 방법들을 배우기 위해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학교를 방문할 정도로 멋진 학교입니다. 단연 저희는 자랑할만한 최고의 프로그램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핵심과목의 과제를 완수하고 시간을 조절해서 사용해야하는 “러닝랩”을 통해서 학생들은 독립심을 길렀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일주일에 4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하였습니다. “책임감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일주일에 한 번 지역사회로 나가 어린이나 노인, 동물을 돌보거나 인명구조원 훈련을 받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놀라하는 “도전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제한된 예산을 주고 도시 밖으로 여정을 떠나게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한 편으로는 위험해 보이는 프로젝트지만, 도전 프로젝트를 통해서 삶의 가장 큰 배움 중 하나를 얻었다고 저는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도전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로 고등학교 1학년 때는 해외에 가서 3개월동안 자신이 열정을 갖고 있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일을 일해야 합니다. 저는 바로 이때 한국에 처음으로 오게 되었고, 저의 해외 프로젝트는 서울에 있는 MTA 대학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교 생활은 유니콘과 무지개 빛깔만은 아니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은 터득하기 어려운 개념이고 모든 학생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 또한 완전히 적응 하기까지 2-3년 정도 되는 긴 시간 동안 고생했습니다. 그러나 그 몇년간의 고군분투는 헛되지 않았고, 시간이 걸려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학교가 계속해서 발전하기 위해 예전 프로젝트를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활동과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올바른 취지의 좋은 혁신이긴 했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떤 아이디어들은 시작만 하고 실행되지 않았고, 여러 개의 아이디어가 한번에 쏟아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과목의 이름을 변경한다든가, 새로운 과목을 추가하거나 제외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점수를 표기하는 방식의 변화와 같은 큰 일까지 다양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학교 리더십들의 쉴틈 없는 강행군은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도 했습니다. “만약 내년에 교육과정이 또 바뀌면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 새로운 도전 뒤에는 불확실함의 그림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새로운 변화가 별로 좋지 않은데, 리더십들은 만족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지?” 이런 질문들이 늘 있었습니다. 저희는 실험용 토끼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익숙해져갔습니다. 어떤 일들은 리더십들의 결정에만 집중되어 있어서 학생과 부모들에게 전달되지 않아서, 행사가 있기 하루 전에 학생들에게 안내가 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곧 학생들은 이런 일에 적응하게 되어 생기는 문제들에 둔감해지기도 했고, 학교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조금은 혼란스러웠지만 곧 농담으로 승화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러한 장애물들 덕에 저희가 더욱 독립적이고 솔직한 사람이 되는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 부족한 부분 덕분에)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학교에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ESBZ 학교의 수업 모습

새로운 인생 (A different life)

고등학교 졸업 후 독일에서 흔하게 하는 갭이어 (시간을 갖고 사회경험으로 견문을 넓힘) 기간을 갖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남들과는 다르게 이미 계획되어 있는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맞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스스로의 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부모님은 미리 계획된 프로그램의 안정성과 안전함을 원하셨기에, 제 계획을 좋아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걸 버리고 싶었습니다. 결국 부모님은 저에게 도전과제를 주셨습니다. 제게 일자리와 지낼 곳을 정하고, 보험부터 비행편까지 모든 것을 계획해 와야지만 100% 동의하고 지지해주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네스트포넥스트와 함께 일자리와 지낼 곳을 찾게 되었고, 지지가 되는 팀을 찾을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 부모님은 저를 매우 자랑스러워하시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저에 대해 얘기하십니다 (고맙습니다…)

곡란중학교 학생들과 네스트포넥스트​

한국에서 일하고 지내면서 세 번의 인상적인 만남이 있었

첫 번째는 동료와 함께 참석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격 없이 만나는 자리였습니다. 본인 소개를 차례대로 한 후 어울리는 자리였습니다. 저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사람들의 궁금증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소개를 하자마자 저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 어울리는 자리에서 사람들과 했던 이야기는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독일 음식에 관한 것 뿐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갓 졸업한 고등학생이 더 깊은 주제에 대해 대화할 수 있거나, 기술적인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있고, 그렇게 저를 대했던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12년동안 교과서만 넘기며 공부한 학생들과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한 학생은 다릅니다. 이 사건은 일반 고등학교 졸업자들을 사회에서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었습니다.

두 번째 인상적인 만남은 한국 선생님들과의 만남들이었습니다. 학교를 방문하고, 강의와 워크샵에서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학생들을 아끼고 그들을 위해 변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놀라운 선생님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책의 한계 때문인지 새로운 교육 방식에 대한 회의가 많았고, 비판적인 시각이 첫 반응이었습니다. 때로는 그것이 무시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변화가 있기 위해서는 현 상황에 새로운 도전을하고 한계선을 넘으려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인내가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세 번째 인상적인 만남은 경기도에 있는 중학교를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정해진 주제 없이 학생들을 만나고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기로 했습니다. 의무참석도 아니고, 휴일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교실에 가득찬 학생들을 봤을 때 얼마나 놀랐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자기 소개를 하고 원으로 둘러 앉아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외국인이 오면 으레 할만한 기본적인 질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곧 진지한 질문들이 이어졌고, 학교와 삶에 대한 의견들을 물으며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기분에 대해 나눌 때는 정말 놀랐습니다. 학생들은 친구들, 그리고 다른 학생과 항상 경쟁하면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에 관해서 나누었습니다. 아직 중학생인데도 불구하고 대학에 대해 고민해야하고, 학교 외부의 삶을 경험하거나, 친구들과 놀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도 말했습니다. 정말 어려운 시간을 보낼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해서 질문했을 때는 솔직히 말문이 막혔습니다. 이미 너무나 성숙한 학생들이 어떠한 문제를 갖고 있는지 보게 되었고, 제가 고등학교 끝날 때 쯤 갖고 있었던 정신적 상태를 어린 학생들이 벌써 갖고 있는 것이 느껴져서 또 괴로웠습니다.

군서미래국제학교 선생님들과 네스트포넥스트

지금까지 학교 생활을 돌아보고, 한국에서 살고 일하면서의 경험을 돌아본 후에 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요? 한 마디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답이 없는 무궁무진한 질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교육은 인생 전반에 걸쳐서 절대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학교나 대학교에 가서 한 순간에 마법처럼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매일의 삶도 교육의 한 부분입니다. 교육의 역할은 정해진 양의 지식을 알고 나면 완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이 풍부해지고, 독립적이되고 유능해지고 다양한 기술과 재능을 개인이 갖추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은 모두 다르고, 다른 필요를 갖고 있기 때문에 “완벽한 학교”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 시스템이 어떤 학생들에게는 맞았지만, 몇몇 학생들에게는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완벽한 학교보다는 모든 학생들이 같은 이점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의 인생 그리고 정신적인 상태에 학교가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학교는 더욱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고 출석하는 학생들의 보살핌이 우선순위가 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제 의견일 뿐이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교육이 당신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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