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도 구독하는 시대? 미래대학의 새로운 형태: 구독대학

#미래대학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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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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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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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key point

통상적으로 대학은 8학기 동안 등록금을 내고 다닌 후 학위를 취득하여 졸업하는 곳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졸업 후, 필요에 의해 대학에 다시 입학하는 학생도 있지만 학업을 지속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원으로 진학하거나 실제 기술을 배우는 길을 택합니다. 그런데 만약 유튜브나 넷플릭스처럼 구독료를 내고 대학을 다닌다면 어떨까요? 등록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구독료를 내고 필요할 때마다 대학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것이 미래 대학의 모습이 될 수 있을까요? 생소한 구독대학(Subscription University)이 미래대학의 한 형태로 소개되고 있어, 구독대학의 개념과 이점 고려해야 할 문제점들을 보겠습니다.

대학 4년간 배운 기술과 지식으로 평생 직업을 가져왔던 과거와는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과 기술 변화에 맞추기 위해서 삶의 전반에 걸쳐서 필요한 순간마다 재교육과 역량 강화 교육의 필요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필요에 맞춰 등장한 구독대학의 개념은 기존 대학 수학 연령으로 여겨지는 18~22세 사이의 학생뿐만 아니라 교육이 필요한 전 연령대의 학생들에게 학문적 지식과 실제적인 기술을 제공하는 평생교육 플랫폼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구독대학이 취할 수 있는 형태는 다양합니다. 평생에 걸쳐서 대학 등록금을 구독 형태로 내는 방법, 대학 4년의 수학 기간 동안 등록금보다 적은 금액을 내고 나머지 금액을 평생에 걸쳐 구독의 형태로 내며 추가적인 수업을 듣는 방법, 첫 번째 학위 취득 후 다른 학위를 취득할 때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학위 취득이 가능하게 하는 방법 등1 대학에 맞는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독대학을 실천한 사례로, 미국 보이즈 주립대학교 (Boise State University)의 “교육으로 가는 여권”(Passport to Education) 파일럿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2018년 가을학기부터 2020년 봄 학기까지 진행된 본 프로그램은 대학 입학 경험은 있지만 끝까지 수료를 하지 못해 학위가 없는 아이다호주 성인을 타깃으로 진행됐습니다. 수업은 캡애드(CapEd)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었으며, 보이즈 주립대학교에서 이미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는 두 개 학위: 응용과학(applied science), 다양한 학문과 (multidisciplinary studies)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료는 기존 총 42,000 달러였던 온라인 프로그램을 총 34,000달러에 수료할 수 있게, 월 425 달러를 약 6년에 걸쳐 지불하거나 월 550 달러를 4년에 걸쳐 지불하는 형태였습니다.

​<보이즈 주립 대학교 구독대학 비용 및 기간 안내>

구독대학을 미래 대학의 모습으로 예견한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프로젝트도 있었습니다. 2013년에 발표된 “스탠포드 2025” 프로젝트 홈페이지는 2100년에 과거를 돌아보면서 스탠포드 대학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기록한 것처럼 만들어져 있습니다. 프로젝트 중 구독대학 개념이 포함된 열린 대학(Open Loop University)은 4년 연속으로 대학 교육을 듣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서 6년 안에 원할 때마다 수업을 듣는 형태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대학교육을 1-2년 받고 인턴십을 하거나 직장 생활을 한 후,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할 때 학교로 돌아와서 또 몇 년 교육을 받는 형태입니다. 미래에는 대학 교육 4년으로는 교육이 부족하고 평생 교육을 받아야 하기에 스탠포드가 점진적으로 구독대학의 형태를 갖출 것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현재 스탠포드 대학은 구독대학의 형태로 변화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근접하게 미래의 수요를 예측하였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스탠포드 2025가 설명하는 열린대학의 모습
스탠포드 2025가 설명하는 열린대학의 모습

구독대학으로 전환되면 대학이 얻는 이점은 무엇일까요? 절대적 인구감소와 더불어 대학 진학률 또한 감소하면서 불안정한 재정 공급을 겪고 있는 대학에게 오랜 기간 동안 학생들이 구독료 형태로 등록금을 낸다면 대학의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학생 입장에서도 4년 동안 큰 금액의 등록금을 몰아서 내는 것보다는 등록금을 긴 시간에 나눠내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어, 더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한 경제적,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유급을 하거나 휴학을 오랜 기간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학업이 가능한 시기에 학습을 재개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학업을 독려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구독대학을 실천하기에 앞서 현실적인 문제점들 또한 있습니다. 구독대학으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대학은 기존에 받던 등록금 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받기에 초기 감수해야 할 비용6의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긴 시간 동안 구독을 약속하고 시작하지만, 끝까지 납부하지 못하거나 중간에 자퇴하는 학생들로 인해 구독료 회수가 어려울 수 있어 위험부담도 있습니다. 더불어 구독대학의 전환은 기존에 구독 형태로 강의를 제공했던 학점은행이나 MOOC 온라인 플랫폼들과 경쟁을 의미하는데, 수년간 앞서 나가 강의를 제공하던 플랫폼과의 기술적, 행정적 격차로 인해 경쟁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미래 대학의 한 형태로 언급되고 있는 구독대학이지만 장점과 문제점이 있어 기존 대학들의 구독대학으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구독대학의 개념이 시사하는 것은 1) 변화하는 시대에 대학 4년 교육이 평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학습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2) 여러 제약으로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습자들을 위해 대안적 형태의 대학 교육이 제공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등이 있습니다. 구독대학이 미래 대학의 합리적인 모습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도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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